《시평선 너머》 손영미 저자 후기
손영미 | 2025-06-13 | 조회 475
1. 《시평선 너머》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후련하면서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할 말이 많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애인을 그리는 마음이에요. 그러나 이젠 제 곁을 떠나 너른 세상으로 나갔으니 《시평선 너머》가 더 많은 사람에게 맘껏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좀 더 다독거리고 많이 사랑해 줄걸……. 그래도 이젠 탯줄을 잘라내고, 저도 곧 다른 애인을 만나러 떠나야겠습니다. 어떤 새로운 애인을 만나게 될지 벌써 설렙니다.
2. 《시평선 너머》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청소년 소설이 아닌, 중2 아이를 둔 부모 이야기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옆에서 중2 아이가 자꾸 자기 이야기 좀 들어달라고 끼어들고 보채는 거예요. 그래서 청소년 소설을 써야겠다 마음먹고 30권쯤 책상에 쌓아놓고 읽었습니다. 미로를 헤매듯 방향을 잡아갔지요. 그렇게 초고가 탄생했지만, 그 후 2년 동안 50여 권을 더 읽으며 제목도 바꾸고 내용이나 문장도 많이 수정했습니다. 처음 제목은 ‘순수의 기록’이었고, 중간에 ‘질병관리밴드’가 되었다가 나중에 또 바뀝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글은 혼자 벽 보고 쓰는 외로운 작업이라고 하잖아요. 가상의 독자를 그리며 쓰다가 너무 답답해서, 지난여름에 직접 독자를 찾아 나서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카카오 브런치’에 조금씩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은 아니고 스토리 라인만 살짝이요. 그런데 독자가 막 붙기 시작하더니 댓글도 달리고 응원도 받고 ♥도 늘어나서 ‘구독자 급등 작가’에 여러 차례 올랐어요. 정말 어리둥절했습니다. ‘요즘 뜨는 브런치북’ 순위에 랭크도 되었어요. 그때는 제목이 《시평선 너머》가 아니고 ‘수상하고도 발칙한 다이어리’였습니다. 제목이 자꾸 바뀌었어요. 이어달리기처럼 다른 제목이 바톤을 이어받으며 그 힘으로 출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프롤로그에 있는, 이 책의 로그라인이며 심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몇 년 전인가, 아니면 바로 어제 같기도 한 그때, 나는 그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시간이 떠나가는 소리, 그리고 또 다른 시간이 달려와 시평선時平線에서 만나는 소리……. 이 다이어리는 그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밥을 든든하게 먹습니다. 갓 지은 돌솥밥에 푸짐한 찌개에다가 맛깔난 7첩 반찬을 차려주는, 조촐하고 단아한 밥집이 집 근처에 몇 군데 있어요. 사는 곳이 대학교 담벼락을 끼고 있어서 맘씨 좋은 그런 식당들이 좀 있습니다. 종일 글과 으르렁댄 저녁엔 밥 먹고 산책하고 재래시장도 가고, 그래도 마음이 어지러운 날엔 바다로 갑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우리 맘속에는 어쩜 영원한 청소년이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독자들이 등장인물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읽다 보면 ‘얘, 꼭 나 닮았네.’ 하는 인물이 있을 거예요. 꼭 내가 아니더라도 주위에 누군가 등장인물을 닮은 사람이 있을 겁니다. 이 소설을 읽고 영원한 청소년인 ‘내면아이’들이 서로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다 보면 문득, 우리 모두 시평선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함께 시평선 너머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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