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상 머리 인문학(人文學)》 조완기 저자 후기
조완기 | 2023-07-04 | 조회 563
1. 《술상 머리 인문학》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권주한시(勸酒漢詩)와 우리말 권주가(勸酒歌)를 꾸준히 공부했지만, 출간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 꿀 일이었지요. 그런 계제에 보평중학교 전현직 교사와 2020년 《학교민주주의가 뭐 별건가요?》를 출간하면서 용기를 냈습니다. 막상 그동안 공부했던 결실을 눈앞에 놓고 보니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이런 속담이 떠오릅니다. 이리 재고 저리 살폈다면 아무 소득이 없었을 텐데, 1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달려들어 출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2. 《술상 머리 인문학》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 한학(漢學)에 익숙한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조부님께서 1983년에 《은월집(隱月集)》이라는 문집(文集)을 출간하셨습니다. 그런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한시의 향기를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1989년에는 서울 낙원상가 소재 전통문화연구회에서 《고문진보(古文眞寶)》 등을 수강했고, 그 뒤로 한시와 우리말 권주가 관련 도서를 탐독했습니다. 그런 배경이 계기가 되어 《술상 머리 인문학》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주변의 여러분께서 지금까지 집필 과정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원고의 내용을 검토하셨던 A 선생님은 “출판사는 책을 팔아야 먹고 사는데, 독자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만들 내용을 더 보강하면 좋겠다.” 이런 조언이었습니다. 현재 내용만으로는 판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었습니다. 따가운 질책은 당장 듣기는 싫은 법입니다. 그 덕분에 독자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만들 내용을 만족스럽게 보강하지는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내용의 앞, 뒤의 논리를 살펴보고 체계를 바로잡고, 내용을 첨삭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절반을 여기에 투자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책의 제목이 《술상 머리 인문학》이고, 부제가 <권주한시(勸酒漢詩)와 우리말 권주가(勸酒歌)의 멋과 풍류>입니다. 제목과 부제만으로는 술 마심을 권장하거나 칭송하는 내용이 주류가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들 듯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아닙니다. 제1부에서 “시와 술은 연인과 닮은꼴이다.” 이런 소제목을 제시했습니다. 한 번 빠지면 계속 관계를 지속하기 때문입니다. 시의 묘미를 깨닫는 순간부터 시를 자주 접하게 되고, 계속 읽게 됩니다. 어떤 술의 참맛을 느끼게 되면, 그 술을 계속 찾게 되고 즐겨 마시게 됩니다. 연인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 만나기 전부터 마음이 설레고, 아끼고 배려하는 가운데 관계를 지속하게 됩니다.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술을 지나치게 마심이 연인을 대하는 태도는 아닐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시와 술은 연인과 닮은꼴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누구나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 연유를 살피면 대개 쓰고자 하는 글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앞과 뒤의 논리를 제대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퇴계의 제자가 책 읽는 방법에 대하여 여쭙자 퇴계 선생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익숙(熟)한 데까지 가야 한다. 무릇 글을 읽는 사람이 글의 뜻을 알았다 하더라도, 익숙해지지 않으면 읽고 나서 금방 잊어버려 마음에 간직할 수 없게 되기 십상이다. 배우고 나서 익숙해질 때까지 노력한 다음에야 바야흐로 마음에 간직할 수가 있어서 흠뻑 그 맛에 젖어 들 수 있다.” 저는 이런 관점에서 다룰 내용을 익숙해질 때까지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대답한다면 너무 교과서적인가요?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책의 제목이 《술상 머리 인문학(人文學)》 곧 ‘술상 머리 + 인문학’입니다. 술을 즐기는 주당(酒黨)들에게는 ‘술상 머리’라는 말만으로도 순간 귀가 솔깃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인문학’이 문제입니다. 어쩐지 딱딱한 느낌입니다. 이론 서적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몇 장 넘기다 보면 딱딱한 이론서가 아님을 바로 직감할 것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권주한시와 우리말 권주가는 단순히 술을 권하거나 칭송한다기보다는 인생의 무상(無常)과 비애(悲哀)를 떨쳐내는 마중물이며, 적어도 불혹(不惑)의 나이 이상은 되어야 실감하는 인생 이야기입니다.
7.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바른북스 편집장님의 시의적절한 출판 안내에 감사드리고, 저의 까탈스러운 요구에 따라 묵묵히 편집과 디자인에 수고하신 담당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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