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머문 자리》 김경수 저자 후기
김경수 | 2025-08-28 | 조회 350
1. 《기억이 머문 자리》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 제 마음속에 머물러 있던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니, 마치 묵혀 두었던 편지를 전하는 듯 설레고 벅찹니다. 이 시집은 화려한 수사가 아닌 제 삶의 흔적과 기억을 담은 기록이기에, 독자분들과 나눌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이자 기쁨입니다.
2. 《기억이 머문 자리》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00년대 초반, 벤처사업가로서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당시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힘든 시기였고, 그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쓴 글들이 삶을 버티게 해주었고, 그 흔적들이 모여 지금의 시집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 시집은 제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여정의 기록입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을 때 그것은 시라기보다는 제 감정을 쏟아낸 낙서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 별 기대 없이 투고한 글이 문예지에 당선되면서 등단을 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그때부터는 ‘시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 글이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시 창작 공부도 시도했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았고, 오히려 글쓰기를 멈추게 되었습니다. 이후 사진 작업을 하며 사진집을 내게 되었고, 그 여백에 덧붙인 글들이 다시 시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집은 그렇게 흩어져 있던 낙서와 글들을 한데 모아 마침내 정리한 결과물입니다. 저에게 감정의 낙서는 위로였지만, ‘창작’은 오랫동안 부담이었던 셈입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제 시는 실제로 눈앞에 보았던 풍경을 그대로 옮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다시 읽을 때마다 그때의 장면이 선명히 떠오릅니다. 집 근처에 있는 민속촌을 자주 찾곤 했는데, 「초록의 계곡」 속 구절, “수줍은 오리 두 마리 눈 맞아 함께 자맥질을 시작하면 어느새 백로 한 마리 홀로 날아와 참견한다”는 실제로 제 눈앞에서 본 장면이었고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이 시에 등장하는 풍경은 모두 실제 모습이었기에, 지금도 가장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억지로 단어를 꺼내려 하기보다는 잠시 내려놓고 자연 속에서 마음을 비우곤 했습니다. 산책을 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계절의 빛과 바람을 느끼다 보면, 어느 순간 언어가 다시 스며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메모장을 가지고 다녔고, 떠오르는 감정들을 낙서하듯 기록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게 글을 쓴다는 것은 끊임없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삶 속에서 감정을 새롭게 채워 넣는 과정이었습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제 시는 거창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지나온 계절과 감정의 무늬를 기록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흔적이 독자님의 하루에 잠시 머무는 바람처럼 닿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각자의 기억 속에도 시 한 줄이 남아,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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