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사다리: 각자도생하는 평생·직업교육·훈련》 김환식 저자 후기
김환식 | 2025-08-20 | 조회 328
1. 《끊어진 사다리: 각자도생하는 평생·직업교육·훈련》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끊어진 사다리: 각자도생하는 평생·직업교육·훈련』은 오랫동안 현장에서 보고, 정책 속에서 고민하고, 연구와 행정의 언어로 풀어내려 애써왔던 문제의식을 비로소 독자들과 나누게 된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제도 설명이나 정책 비평을 넘어서, “왜 우리는 교육을 받아도 진로가 연결되지 않는가?”, “왜 배워도 경력이 되지 않는가?”, “왜 배움의 기회는 개인의 몫이 되어버렸는가?”라는 질문들에 대한 집요한 추적이자 구조적 설명입니다.
국가가, 정부 부처가, 공공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않을 때 그 공백은 오롯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불안과 단절로 전가됩니다. 그 실상을 드러내고, 그 대안을 함께 상상하는 일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출간을 마친 지금, 이 책이 단지 비판을 위한 책이 아니라 직업교육과 평생학습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학습복지사회’라는 미래를 함께 설계하기 위한 공론장의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는 후속 권, 『직업교육, 다시 묻고 새로 쓰다』에서는 직업교육에 대한 새로운 철학과 구조적 관점을 좀 더 깊이 있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직업교육이란 무엇이며, 왜 다시 써야 하는가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담은 일종의 직업교육원론서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2. 《끊어진 사다리: 각자도생하는 평생·직업교육·훈련》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 책은 개인적 안타까움과 공적 경험이 맞닿은 자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정부에서 세 차례에 걸쳐 국가 차원의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한 바 있습니다. 직업교육훈련기본계획과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 2차례. 이처럼 여러 차례 중장기 계획을 총괄해 본 공무원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고졸취업 관련 업무를 맡으며 수많은 정부 부처와 협업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각 부처의 정책 구조와 작동 원리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도, 경력도, 관심도 모두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에 있었습니다. 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에서 교수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는 연구자로 일했고,
외국 정부로 파견갔을 때에도 그 나라의 직업교육 정책을 분석하고, 국제기구에서는 직업교육 ODA를 담당했습니다. 행정직으로는 사무관, 과장, 국장까지 줄곧 직업교육과 평생교육 담당 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덕분에 교육, 노동, 산업, 과학기술 등 다양한 정책영역이 현장에서 어떻게 연결—or 단절—되는지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제 눈에 비친 한국의 직업교육, 직업훈련, 평생학습은 너무도 분절되고 흩어져 있었습니다. 정책은 많지만 제도는 이어지지 않고, 학습은 쌓이지만 경력은 축적되지 않으며, 국가는 존재하지만 책임은 사라져 있었습니다. 저는 이 현실을 국민들이 더는 ‘모른 채’ 지나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희망의 사다리’는 지금 끊어져 있고,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은 공공성보다는 각자의 이익과 생존 논리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분명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현장에서 일해온 한 정책가의 기록이자, 학습이 권리가 되는 사회를 꿈꾸는 한 시민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끊어진 사다리를 다시 잇기 위한 사회적 상상과 설계의 시작점입니다.
3.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제목을 정할 때 제일 힘들었습니다. 희망사다리라는 용어가 있었습니다. 제가 고졸취업 업무를 담당할 때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고, 그때 사용했던 용어가 희망사다리입니다.
그런데 그 희망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끊어진 사다리’라고 한 것입니다.
동시에 끊어진 사다리의 이면에는 정부의 각자도생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익과 공공성이 아니라 관료적 이익과 기관의 존립과 성장이 더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부와 산하기관이 본질적인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즉 각자도생을 선택한다면, 결국 국민들도 각자도생할 수 뿐이 없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 ‘각자도생’이라는 용어도 잘 선택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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