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펀드레이징 전략》 서리빈·성상현 저자와의 인터뷰
서리빈 | 2019-06-23 | 조회 982
1. 《스타트업 펀드레이징 전략》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우선 작업 시작부터 출간까지의 긴 여정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분들이 따뜻한 격려와 도움 없이는 이 여정의 1막을 내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출간은 2막의 시작입니다. 기업가정신과 혁신전략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자리를 지키며, 이 책을 활용하여 더욱 수준 높은 기업가정신 교육에 매진하겠습니다.
2. 《스타트업 펀드레이징 전략》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에서 기업가정신 강의를 하면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에 대하여 설명하게 됩니다. 이때 많은 학생분이 스타트업을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는 제가 비즈니스 모델 멘토링을 한 예비 창업가 중 대다수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시작한 창업가들과 만나면 대화의 초점은 하나입니다. 수익 창출이 아니라 바로 '펀드레이징'입니다. 스타트업 펀드레이징은 단순히 사업 유지와 성과 창출에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투자자로부터 '이 비즈니스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검증받으면서 기업가치, 즉 벨류에이션을 점차 높이는 본원적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펀드레이징에 대한 이해는 스타트업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펀드레이징에 대한 이해는 창업 경험이 전무한 예비 창업가의 스타트업 성공 잠재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창업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책들을 찾아봤습니다. 창업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스타트업 관련 책들이 많았지만, 이 중에서 펀드레이징을 다룬 책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적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마저도 본격적으로 투자 유치를 계획하는 기존 창업자에게만 도움이 될 전문적 내용 혹은 특정 투자 유형에 집중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펀딩 소스와 투자 유형이 존재하고, 이에 대한 통합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창업가 자신의 스타트업에 적합하고 유리한 펀드레이징 전략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책도 그러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을 포함하지만, '이것만큼은 반드시 알고 펀딩라운드를 진행해야 한다'는 바람으로 핵심 내용만 간추렸습니다. 그리고 현재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가들이 펀드레이징 전략을 쉽게 이해하고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집필 동안에 주기적으로 투자자분들에게 본문 감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특정 내용을 검토하신 한 분이 불만을 토로하셨습니다. 내용인즉, 기업 측에 불리한 투자 조항을 강요하거나 혹은 창업가를 기만하는 '나쁜 투자자'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이를 본문에서는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본문을 검토해보니, 민간투자에 오해를 일으킬만한 내용이어서 수정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변명하자면, 실제로 사적 이익만을 추구하며 모든 투자 위험을 창업가에게 전가하려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매력적인 투자 기회로 인식한 스타트업과 동반 성장하고자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위험을 분담하고 창업가와 함께 고군분투하는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기술한 우려스러운 일들이 간혹 실제로 일어나고, 민간자본시장이 고도화된 해외에서는 더욱 빈번히 발생합니다. 국내 창업가들이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실정에 맞추어 '나쁜 투자자'에 대한 이야기와 이들이 어떠한 방식을 취하는지 설명하였습니다. 스타트업 비즈니스는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입니다. 이처럼 펀드레이징에서도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일들을 사전에 알아두고, 기업의 존속을 위협하는 위태로운 상황을 피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임에는 분명합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본문 전반에 걸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기에 쉽게 대답하기 어렵네요. 하지만 본문에 기술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모든 내용의 기저를 이루는 '숨은 핵심'은 하나입니다.
열정과 냉정을 유지하며, 항상 솔직히 행동하라.
서리빈·성상현, 《스타트업 펀드레이징 전략》
창업가 대다수가 자신의 사업에 심취한 상태로 펀딩라운드를 진행합니다. 투자자를 마주한 협상 테이블에서는 더욱 그러하고요. 과도한 열정은 종종 사업상 문제를 감추려 들거나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성과를 과장하도록 창업가를 유혹합니다. 베테랑 투자자일수록 이러한 진솔치 못한 창업가의 의도를 간파하고 수많은 공격을 퍼붓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펀드레이징은 창업가의 영혼에 큰 상처를 남긴다'는 농담 같은 진실이 널리 알려져 있죠.
이런 상태로 펀드레이징을 진행하면 성공적인 펀드레이징에 필요한 창업가의 협상 지위와 협상 자본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유리한 투자 조건을 끌어내는데 실패하죠. 이 책의 주제인 '투자자를 알아라'라는 메시지만큼 중요한 것이 '투자자에게 보여줘라'입니다. 냉정하고 솔직하게 말이죠. 펀딩라운드에서 성실한 자세로 거짓이나 숨이 없이 사실 정보에 근거하여 대화할 때 비로소 투자자와 소통할 수 있고 상호 신뢰를 쌓을 수 있습니다. 굳건한 신뢰 관계를 쌓은 투자자는 이제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성공을 지원할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책 중반에서 위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자본구조와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마지막 장에서 이에 대한 전략적 접근 방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을 전개하다 보니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습니다. 이럴 땐 잠시 작업을 접어두고, 강의와 연구를 하면서 학생분들과 교류하고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종종 학생분들이 작업 근황을 물어봤습니다. 빨리 책을 보고 싶다는 말을 들으면 작업을 재개했습니다. 작업 중 구두로는 설명할 수 있지만, 문장으로 기술하지 못하는 내용은 학생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보드에 내용을 그리며 논의하면서 내용 전개상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도움을 준 학생분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스타트업 창업가의 시계는 출구(Exit)의 순간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때까지 창업가는 자신의 인생 중 특정 시간을 온전히 스타트업에 쏟습니다. 이들은 펀드레이징을 이 기간에서 가장 힘겨울 시기로 꼽습니다. 스타트업 펀드레이징은 '쩐의 전쟁'이니깐요. 전쟁에서 이기려면 전략이 필요합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다는 손자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창업가가 알아야 할 상대는 투자자입니다. '누가', '왜' 투자하는지, 그리고 '언제', '무엇을', '어떻게' 요구하는지 아는 것이 전략 설계의 출발점입니다. 이 책에서 그 내용을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