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꼰대》 원호남 저자 인터뷰
원호남 | 2020-04-17 | 조회 833
1. 《나꼰대》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그동안의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오래간만에 몰입의 재미에 푹 빠졌었습니다. 하나의 화두로 긴 시간 동안 호흡이 긴 글을 써 보았습니다.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 진정 스스로 자유로워지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과정은 힘들었지만 생각이 정리되어 글이 되더군요. 책 읽는 태도가 변화되었고, 관찰하는 습관과 생각을 모으고 정리하는 방법을 조금은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 탈고(脫稿)라는 것은 탈고(脫苦)이더군요.
“글은 쓰는 거지만, 책은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책을 낸다는 것은 세상에 문을 두드리고, 말을 거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한동안은 마침표에 꼬리표를 붙여 수많은 쉼표만을 찍고 있었지만, 이제 그 꼬리표를 떼어 내고자 합니다. 설렘과 떨림과 짜릿함을 느껴 보고자 합니다.
2. 《나꼰대》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 글쓰기의 화두와 단초를 제공한 것은 한 대기업 인재개발팀장의 한마디였습니다. 약간의 정색을 하면서, “맞지요. 그런데요,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왜 일방적으로 우리가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 거죠? 그들도 우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여기서 ‘우리’라 하면 ‘기성세대’이고, ‘그들’이라 하면 요즘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소위 ‘밀레니얼 세대’를 지칭합니다.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 관련 교육이 중요하지 않을까요?”라는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꼰대’를 다루고 싶었고, 필요하다면 처절한 고해성사를 통해 ‘괜찮은 꼰대’를 위한 자기변화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꼰대가 쓴, ’괜찮은 꼰대에 관한, 꼰대적 고찰”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꼰대가 쓴 ‘꼰대 반성문’, 괜찮은 꼰대가 되기 위한 ‘생활 지침서’, 꼰대와 밀레니얼의 ‘생활 공존 제안서’입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나꼰대》라는 제목을 정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나꼰대?’라는 의문문으로 해 볼까 아니면 ‘낫(Not) 꼰대’로 해 볼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글을 읽어 본 딸아이가 “아빠 꼰대 맞거든”이라는 말에 《나꼰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저의 ‘꼰대 커밍아웃’에 맞기도 하고요.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기성세대들은 억울하다. ‘꼰대’라고 불리고 마치 마녀사냥하듯 거칠게 다루어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 이미지는 부정적이고, 부끄러운 존재이고, 낙후된 가치관과 사고의 소지자인 “갈 세대” 또는 ‘밀레니얼 세대’ 대비 “밀려날 세대” 또는 “밀려난 세대”로 여겨지고 있다. 어쩌면 매도 수준을 넘어, 경멸과 혐오와 배제의 존재로 희화되고 있다. - 《나꼰대》 본문 p10
*우선 ‘나는 그렇게 나쁜 꼰대는 아니다’라는 부분 부정 및 부분 긍정의 단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나 꼰대 맞아’라고 인정한 이후에 ‘괜찮은 꼰대’가 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모두 누구의 꼰대이다. 그리고 꼰대는 누구나 될 수 있고, 어느 시대에나 있고, 계속 나올 것이다. 따라서 “나 꼰대?” “응 너 꼰 대.” 그리고 “우리 모두 꼰대.” 이렇게 인정해 보자는 것이다. -《나꼰대》 본문 p11
*비.비.충.조.평.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꼰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언어의 특징을 6자로 요약한 말이다. 즉 ‘비평, 비난,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다. -《나꼰대》 본문 p61
*인.지.존.칭.격이 무언지 아시나요? 이 다섯 글자는 인정, 지지, 존중, 칭찬, 격려의 약자입니다. -《나꼰대》 본문 p220
*현대적 의미의 Leader의 역할과 역량은 L(Listen, 들어야 하고), E(Educate, 교육시켜야 하고), A(Appreciate, 칭찬, 격려해야 하고), D(Devote, 헌신해야 하고), E(Exemplar, 스스로 솔선수범하여야 하고), R(Read, 부단히 학습하고 마음과 생각을 읽어야 한다)이다. -《나꼰대》 본문 p250
*우리의 삶은 기나긴 여행이다. 그것도 도보 여행이다. 앞서간 이들이 그려 넣은 노란 화살표 덕분에, 지금 우리는 그 길을 수월하게 걷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우리는 뒤에 올 이들을 위해 길을 닦아 놓아야 하고 노란 화살표를 그려 넣어야 한다. 이것이 ‘요즘 것들’과 ‘예전 것들’ 모두의 진정한 세대 화합이자 시대적 사명이다. -《나꼰대》 본문 p327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을 쓰는 단계에서는 그리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는 것과 책을 낸다는 것의 차이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무한 도전이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것이 무모한 도전이었음을 지각하게 된 것이 어쩌면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무작정 산책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머리를 쉬게 하는 것이 무엇을 하는 데에는 가장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지요.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주세요.
‘꼰대’라는 단어의 무게가 가벼워졌으면 합니다. 상호 간에 ‘요즘 것’ 또는 ‘예전 것’이라고 비하하고, 배제하고, 혐오하는 시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나 꼰대”라는 인정과 자기 성찰만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세대 연대기적인 차원에서 후세대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꼰대라는 시대 갈등의 언어는 가볍고 긍정적인 유희의 언어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꼰대'라는 단어의 무게가 무거워질수록 이 단어는 세대 갈등의 대명사로 공고화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