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육아는 아내가 다 했다》 장석권 저자 인터뷰

장석권 | 2020-04-17 | 조회 805

 

1. 《지금까지 육아는 아내가 다했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5년간 베이비펜션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엄마들과 대화한 것을 어딘가에 남겨 두고 싶었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아기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엄마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잘 해 나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많은 것 같아 참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더 많은 엄마들을 만날수록 이 사회가 ‘지금까지 우수한 교육을 받으며 자라 온 여성의 지위’와 ‘아기를 키우는 엄마라는 위치’ 사이에서 엄마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성의 지위 및 인권 강화’에 대한 노력과 ‘엄마로서의 의무’ 강요는 공존하기 참 어려운 가치입니다. 우리 정부의 정책과 사회의 분위기는 여성과 엄마가 다른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엄마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똑똑한 엄마’들에게 그 무한한 희생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모두 제 친구 또는 동생들입니다. 부족하게나마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제 친구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글을 남긴 것 같아서 이 책의 출간이 참 반갑습니다. 한편으로는 부족한 글재주로 엄마들의 큰 희생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이 책을 계기로 더 많은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은 인식의 변화를 가져 보고자 합니다. 시대가 계속 변하는 만큼, 그 시대의 엄마들의 생각을 반영한 다양한 육아서적이 계속 출간되기를 바랍니다.

2. 《지금까지 육아는 아내가 다했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아빠로서 수많은 엄마들에게 “잘하고 있다”는 말을 해 주고 싶었습니다. 우리 집에 오는 엄마들과 대화하다가, “아니에요. 잘하고 계신 거예요. 제가 여기서 정말 많은 엄마들하고 대화해 봤는데요. 모두 다 그래요. 잘하고 계세요.”라고 말씀드리면, 금세 눈시울이 붉어지고는 합니다. 지금의 엄마들이 정신적‧육체적으로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감히 그 정도를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아무리 인식을 개선하려고 해도, 여전히 아빠로서의 위치 때문인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부장적 교육을 받아 온 아빠로서, “당신의 아픔을 다 안다.”라고는 할 수 없어도, “잘하고 있다.”라는 말을 꼭 해 주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이 책을 접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단 몇 분의 엄마라도, 이 책을 통해 가족과 아이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이 책은 참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 같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제가 5년간 엄마들의 감사 인사와 중요한 대화들을 핸드폰에 기록해 두었어요. 작년부터 이제 기록들을 모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료를 모아 봤는데, 핸드폰이 바뀌어서 많은 기록들이 없어졌던 거죠. 결국, 아들에게 유튜브를 보라고 주었던 예전 핸드폰을 복원 업체에 가져가서 정보를 다시 살렸습니다. 며칠 동안 기록들이 없어졌을까 봐 조마조마했던 것을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책을 쓰는 중간중간에 내용의 일부를 친한 가족들과 대화할 때 써먹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엄마라든지, 퇴근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든지 등의 얘기를 해 드리면 간혹 눈물을 흘리는 엄마들이 있어 당황하고는 했습니다. 취지야 어쨌든 다른 가정의 아내를 울게 만든 것이니, 참 눈치가 보였습니다. 제가 경험한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해 들은 엄마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라 쉽지 않은 글쓰기였습니다. 쉽지 않은 일임에도 자신의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 엄마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전원주택에 살다 보니 다른 가족과의 왕래가 잦은 편입니다. 가족끼리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서로의 사랑스러운 모습만 보는 게 아니라, 다투는 모습도 자주 보이게 마련입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부부의 연애 시절을 물어보고는 합니다. “연서네 엄마 아빠는 어떻게 만나셨어요?” 부부의 열심히 사랑했던 순간을 돌이켜보는 것만큼 부부가 빨리 화해하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부의 옛날 연애 이야기는 어색한 자리를 화기애애하게 할 수 있는 큰 무기입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자면, “육아는 모든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입니다. 책임감을 가져야 죄책감도 생기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아이는 사회가 다 같이 키워야 합니다. 조부모님을 포함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키워야 함은 물론입니다. 모두가 육아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아기 키우는 엄마를 이해하고, 아이에 대한 같은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엄마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글을 쓴다고는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저의 짧은 사상과 지식이 혹시나 멀쩡한 가정에 불화를 만들 소지가 되는 것을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 조마조마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때는 몇 달간 이런저런 걱정에 글을 아예 못 쓰기도 하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계속 쓸 수 있도록 도와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엄마의 마음을 기록하는 데 아내만큼 큰 조언자는 없었습니다.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다양한 엄마들의 생각을 들려준 아내 덕분에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육아 에세이는 처음이지만, 그동안 많은 글을 써 왔습니다. 모든 글이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단 몇 명의 엄마라도 이 글을 통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주세요.

이 책은 아마도 엄마가 주로 읽을 것입니다. 저는 남중, 남고, 군대까지 남자들과 함께하는 삶이 인생의 대부분이었고, 부모님도 꽤 가부장적인 집입니다. 결혼하고 아내와 참 많이 다투었습니다. 주변에서 우리보고 불같이 타오르고, 또 금방 꺼지기도 한다고 불같은 사랑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 제가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빠의 인식이 바뀌는 것은 남자로서 부끄러운 게 아니라, 아빠로서 당연한 것입니다. 깨닫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이 책을 아빠들도 같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들도 있겠지만, 더 빨리 남자에서 아빠가 될수록, 가정은 편안합니다. 더 중요한 건 아빠가 아빠로서 당당해집니다. 엄마, 아빠 모두에게 이로운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명절에 관한 이야기에서 부부가 솔직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한 부분이 있습니다. 부부가 모두 자기주장을 강요하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정말 많은 가능성을 두고 처음부터 얘기하는 시간이 자주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이미 우리 부부의 사랑 방식은 바뀌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에 맞춰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모든 가족이 용기 내기를 바라 봅니다. 당장 사회가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용기를 내어 하나씩 바꿔 나가고, 한마디씩 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지금보다는 더 공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도 모두 당당한 육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7. 출판사 담당자에게 전할 말 또는 출판 후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엄마들의 당당한 모습과 힘들어하는 모습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여러 요소들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딱 맞는 표지를 만들어 주고, 꼼꼼하게 내용 수정해 준 편집 담당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책의 출간 계획부터 마케팅, 서점 배포까지 전방위적으로 앞장서 준 바른북스의 대표님 이하 직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시간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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