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지붕집세채》 경정 외 19인 저자 인터뷰
이용환 | 2020-04-17 | 조회 560
1. 《양철지붕집세채》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좋아서 글을 쓰고 변변하게 옆자리를 채울 게 없어도 그래도 즐겁다. - 김미순
· 글 쓰는 목수, 글 쓰는 농부, 글 쓰는 요리사, 업종과 직업에 상관없이 틈틈이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참 멋있어 보인다. - 박영호
· 글 쓰는 일은 세상과 소통하기 힘든 제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고 나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내가 보는 세상을 담담하게 그리고 싶다. - 안형근
· 내가 가는 길이 길이다. 가방 속엔 다이너마이트 품은 모순덩어리가 가득해 자주 울음이 터진다. 돌이켜보면 지식 습득 없이 걸어온 길은 추억은 남아도 경험으로 터득되지 못한 길이다. - 이용철
· 글을 쓸 때 제일 행복한 것을 보니 죽기 전까지 하며 살 것 같다. 오래오래 글 쓰는 할머니로 살다가 강을 건너는 꿈을 꾼다. - 하종희
· 출간은 쓰고 있는 자의 최선. 최선을 다하고 다시 쓰기. 이것이 쓰는 자들의 운명일지니. - 손훈영
2. 《양철지붕집세채》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나는 얼마 전부터 빗소리를 고스란히 들을 수 있는, 아주 소박한 양철지붕의 집을 가지고 싶어 안달했습니다. 고스란히 확대되어 들려오는 숨어있던 소리들을 듣고 싶었습니다. 작고 아름다운 소리들을 듣고 싶었습니다. 여기 《양철지붕집세채》는 숨어있던 작고 아름다운 소리들입니다. 한 편 한 편이 반짝반짝 빛나는 5월의 연두색 이파리 같습니다. 구태여 글을 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작고 아름다운 사람들 모두 즐겨 읽으리라고 자신합니다. - 조향순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 어려웠던 점은, 언제나 그렇듯, 한 편 한 편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회의였을 것이다. 특히 수필을 좋아하는 20인의 수필 동호인들의 수준과 역량이 서로 달라 서로 믿고 조금씩 양보해야만 출간이 가능한 일이었다.
· 매번 책의 표지를 만들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표지 디자인이 대번에 마음에 들었다. 또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디자이너가 알아서 디자인을 보완, 개선해준 것도 좋았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얼마를 더 살아야 세상일에 서두르지 않고 느긋이 즐길 수 있는 마음결을 가질 수 있을까. 실수 없는 듬직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무엇과 누구와 더불어 조금의 위안이라도 함께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번한 마음이 어찌 그리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할까. 오늘 아침도 유월의 부드러운 바람 속을 걸으며 고개를 늘어뜨린 채 말라 가는 소루쟁이를 본다. 나를 본다. -p242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도 옛날 말인지, 다시 태어나고 싶지는 않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또 만나자’는 사람은 있어야 될 것 같다. 거기서 돌아온 사람도 없고 소식을 알려준 사람도 없으니, 거기가 어떤 곳인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 그러나 거기서 따뜻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면 춥지도 않고 낯설지 않을 것이니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p264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 예술가들의 자서전이나 일기를 읽거나 영화를 본다. 왜 써지지 않는가를 쓴다.
· 어떤 책(글)을 써야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 책(글)의 장절을 미리 구성해본다.
· 자신의 대강의 연대기를 만들어 본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이제 세 번째의 양철지붕 집을 지으면서 ‘양철지붕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은 역시 참 잘한 일이야!’라고 중얼거려 봅니다. 작년에 《양철 지붕집 두 채》를 지었고, 올해 또 한 채를 더하여 《양철지붕집세채》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역량 있는 식구들이 늘었습니다. 이는 ‘양철지붕 집짓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바깥으로 번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방이 차면 평상이라도 내어놓을 것입니다. 이렇게 한 채 한 채 늘어나다가 드디어 ‘양철지붕 집 마을’이 만들어지려나 봅니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들의 희망 사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구태여 ‘양철지붕’ 집을 고집하는 것은 소박함과 따뜻함과 정겨움을 잃지 않으려는 뜻입니다. 아파트보다는, 기와집보다는, 양철지붕 집이 글을 더 잘 쓰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양철지붕은 귀가 밝아 떨어지는 마른 잎 소리도, 살금살금 딛는 고양이 발자국 소리도, 솜처럼 가볍게 내려앉는 함박눈 소리도 놓치지 않습니다. 그처럼 일상에서 아주 작은 소박함과 따뜻함과 정겨움도 놓치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들, 이들이 양철지붕 집 사람들입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고 묻혀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습니다. 양철지붕 집 사람들은 작고 묻혀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쓴 글을 읽어보시면 크고 번쩍거리는 이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신선함과 솔직함과 소박함에 미소를 머금으실 것입니다. 책이 좀 두꺼워도 되레 아쉬울 것입니다. 그리고 ‘양철지붕 집’ 삽짝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지나가시다가 이들의 도란거리는 소리가 마음에 드신다면, 나도 같이 도란거리고 싶으시다면 헛기침 한번 하시고 들러보셔도 됩니다. - 조향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