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또다시 사랑해》 마노엘 저자 인터뷰

마노엘 | 2020-04-17 | 조회 799

 

1. 《우리는 또다시 사랑해》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책의 전반적인 배경이 여행이기 때문일까요, 왠지 저도 잠시 긴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실제로 이번 책을 집필하면서 책 내용에 몰입을 해서 그런지 여행을 평소보다 많이 다녔는데요. 제가 여행을 다니며 간직했던 모든 감정들이 책 여기저기에 스며있는 것 같아, 완성된 책을 보니 무척이나 애틋합니다.

2. 《우리는 또다시 사랑해》는 간략하게 어떤 내용의 책인가요?

우리가 간직하며 살아가야 할 순간들에 대한 고백이자, 사랑이란 감정이 인간에게 존재하는 이유, 그리고 그 이유가 우리의 삶에 남기는 흔적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책, 《새벽에 그리다》가 사랑이 보여줄 수 있는 열정이란 이름의 표정이었다면, 이번 책 《우리는 또다시 사랑해》는 사랑이란 얼굴에 드리운 푸른색 그림자입니다. 마음에 한 방울씩 고이는 감정의 빗방울이 마음 한켠에 작은 물줄기 하나를 만들게 되고, 그 물줄기를 따라 차분히 자신만의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책의 구성과 전개 방식이 상당히 독특한데요. 어떤 의도가 있으신 건가요?

이번 책은 특히 ‘독자의 호흡’ 집중하려 노력했습니다. 읽는 이가 제가 쓴 이야기에 이끌려가기보다는, 그저 잔잔하게 펼쳐진 이야기를 배경으로 자신만의 감정에 솔직해질 수 있도록 하고 싶었죠.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시작되는 10개의 이야기는 각각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온전하게 담고 있으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는 이전 이야기와 다음 이야기를 더욱 섬세하게 이어주는 유사한 감정선의 시들로 채워집니다. 소설과 소설 사이에 시집이 교차하여 있다고 상상하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 나열되는 시로 인해서 앞서 와 닿았던 감정이 증폭되기도 하고, 절제되기도 하면서, 독자는 보다 자신의 호흡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되는 거죠.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모든 인간은 별처럼 태어나, 그리운 별 하나 바라보다. 별이 되어 사라진다.’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잠시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는 별들이 있을 뿐, 하늘 위의 별들 중 빛나지 않고 있는 별은 없듯이, 우리는 모두 아름답게 빛나며 살아가는 존재들임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추억, 거짓 없이 순수했던 순간을 하나쯤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 소중한 기억을 되돌아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많은 아픔을 이겨낼 수도 있고, 그 기억을 품고 살아가는 것만으로 앞으로 남은 날들을 진심으로 아끼며 살아갈 수 있겠죠. 그리고 그게 바로. 그 누구도 함부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나의 인생을 아름답지 않다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일 것입니다.

5. 작가님 책을 보면 이별 후의 심정이나, 사랑에 대해서 마음에 와 닿는 글이 참 많은데요, 혹시 연애 경험이 많으신 편인가요?

물론 제가 쓰는 이야기 중에 실제 저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부분들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연애 경험에 대한 실질적인 숫자를 궁금해하시는 거라면 지극히 평범하거나, 어쩌면 그 이하일 수도 있겠네요. 저는 환상적인 차원에 머무는 글을 쓰는 소설가입니다. 글을 쓸 때 영감을 준 저의 연애 경험은 직접적이기보다 간접적으로 책 속에 표현되어있기 마련이죠. 그럼에도 독자분들이 저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해주고 마음에 닿는 작은 글귀 하나와 마주치게 되는 것은, 제가 많은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랑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단 하나의 아름다운 기억으로도 수많은 밤을 추억할 수 있듯, 단 한 번의 아름다운 사랑 또한 수많은 사랑의 깊이를 지닐 수 있는 거겠죠.

6.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아무리 좋은 노래도 매일 듣다 보면 다른 노래도 들어보고 싶고, 아무리 좋아하는 영화도 계속 한 영화만 보다 보면 다른 영화 생각이 나듯이,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보통 책을 쓸 때 혼자 지내는 공간에서 쓰다 보니, 가끔은 사람들이 모인 장소를 찾아가곤 합니다. 익숙한 단골 카페 같은 곳이 아니라,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낯선 카페, 혹은 집 앞 작은 공원. 애써 특별한 준비 없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별다른 의지도 없이 머물러 보는 거죠. 낯선 장소가 주는 어색함이 잠시 스쳐 지나가고, 점차 나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기분이 완화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들려 옵니다. 평소 익숙한 공간에서는 들리지 않았던 소리들. 바람 소리, 내 뒤로 지나가는 발걸음 소리, 그리고 이름 모를 연인들이 속삭이는 소리까지도.

그 소리들이 저에게 말을 거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순간 분명하게 새로운 시간과의 교감을 느낍니다. 너무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고 있어 놓쳐야만 했던 세상의 모습과 타인의 이야기. 그 낯선 교감이 다시 저를 신선한 공기로 숨 쉬게 하고,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혼자만의 세상을 그리워하게 합니다.

7.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우리의 삶이 한 번뿐이라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가 숨 쉬는 모든 시간은 온전히 우리의 삶에 흔적을 남기는 시간임을 기억하고. 그 무엇을 사랑하게 되더라도, 그 누구보다 진실되게 꿈꾸고 진심을 담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정작 가져갈 수 있는 건 내가 살면서 소중히 간직했던 기억들뿐이라는 걸. 우리가 반드시 위대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분이 조금씩 간직해나가는 아름다운 순간들은 여러분의 삶에 있어 가장 위대한 진심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되돌아볼 수는 있어도 되돌아갈 수는 없는, 하루에 한 번만 허락되는 노을처럼 저물어가는 우리 삶에서 소중한 추억 하나 품고 물들 수 있다면, 우리는 영원히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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