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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가지에 걸린 달빛으로 자라기》 이덕대 저자 후기

이덕대 | 2023-07-18 | 조회 604

 

1. 《감나무 가지에 걸린 달빛으로 자라기》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옛 마을의 오래된 집 우물에서 나무 두레박으로 길어 올린 물 같다고나 할까요.

문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오면서 언제나 글을 쓰고 싶은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양치식물이 듬성듬성 솟고 파란 이끼가 낀 고향의 우물을 들여다보면 세월이 켜켜이 쌓인 인생여정을 한 번쯤은 웅숭깊은 감성의 옹자배기에 담아보고 싶기도 했고요.

오래토록 마음속 짐을 풀어놓은 것처럼 시원하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아주 개인적이자 주관적인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독자들도 공감해 줄까 하는 두려움이 더 크기도 합니다.

책을 출간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서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의 부끄러움과 낭패감을 생각하다 보니 상당기간 망설이고 머뭇거렸지만 아내의 격려가 용기를 주었고 형제들이나 친구, 후배들의 재촉도 책 출간에 등을 떠밀었습니다.

특히 지방선거에 지자체장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했으면서도 공익사업기관의 컨설팅 등으로 나름 패배의 아픔을 극복하고 있는 집안의 조카가 “삼촌,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하고 싶은 것은 일단 저질러야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졸저를 세상에 내보내게 되었습니다.

실패가 두려워 머뭇거리기만 한다면 아무리 좋은 글도 안방 여포에 불과하지요. 어둠이 있어야 빛이 빛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작은 기록들이 모이고 쌓여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2. 《감나무 가지에 걸린 달빛으로 자라기》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창시절 의문이 있었습니다. 고조선이나 부여는 물론이고 고구려, 신라, 백제의 생활풍습이나 천제 행사의 근거가 왜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뿐일까였습니다. 왜 우리의 선조들은 일반 백성의 삶을 기록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지요. 삼국사기나 고려, 조선의 정사기록에도 서민들의 일상생활 기록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의 삶이 역사가 되는 것은 결국 기록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입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 중국이 우리나라를 마치 속국인 것처럼 대하는 태도 뒤편에는 많은 역사적 근거를 중국의 사료에서 찾고 있는 탓이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의 중국이 전랑외교니 굴기니 하는 단어로 여러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은 역사적 유물로 근거를 밝히기 어려운 그들만이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기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가 단적인 예이지요. 그 기록의 오류를 오늘날 밝히려면 엄청난 노력과 수고는 물론 비용이 소요됩니다. 기록이란 결국 승자의 편이란 말도 있지만 한 국가나 민족의 정체성은 결국 기록이 만들어 내는 가치입니다. 더구나 일반 백성들의 사소한 일상 기록은 세월이 흘러도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의 역사가 되는 것이지요. 지금 거대한 제국으로 중국을 만든 이는 어찌 보면 활과 칼로 무장한 무력의 힘이라기보다 주변국의 역사적 사실을 자기들 편에 유리하게 기록한 사가들이라는 생각이 훨씬 강하게 듭니다.

지도자나 권문세가들의 국가운영도 중요하지만 국가를 이루고 유지하는 근간은 일반 백성입니다. 그들의 현재 행복과 미래 희망을 있는 그대로 그려야지요. 하찮고 사소한 서민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제가 이번에 출간하는 에세이집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라지고 잊히는 일상을 담으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기도 합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환란을 겪으면서 갑자기 찾아온 비대면 세상, 아날로그 세상에서 급격하게 디지털 세계로 진입하는 혼돈의 날들이었습니다. 미처 준비되지 않은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는 지금도 그렇지만 어지간한 노력으론 적응하기 어려운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고통의 시간들을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마음이 에세이집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회가 된다면 잊히고 사라지는 더 많은 것들을 흑백 필름처럼 고졸하고 담박하게 담아 남겨 우리의 후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아무래도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 팬데믹이겠지요. 수필은 머리로 쓰는 글이 아니라 발로 쓰는 글이란 말이 있습니다. 글이란 사람 사는 이야기여야 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닥쳐온 고립과 단절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킴을 넘어 사회 전반의 우울증을 유발했습니다. 언제 풀릴지 모를 통제와 공포는 글을 쓰는 데도 많은 영향을 주었지요. 어찌 보면 그 끝을 모르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오는 공포감이 여러 글 속에 영향을 준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에세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사실을 바탕에 두고 자신이 느끼는 마음을 그리고 정리하는 글이긴 하지만 결국 창작이란 측면에서 보면 세상에 없는 것들을 만들어 내는 일이지요. 이런 관점에서 수필은 대단히 객관적이어야 하나 국가나 사회가 만들어 내는 환경에 매우 종속적인 측면도 있다고 할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이 글을 쓰는 기간이 세계 여러 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국내적으로는 정권이 바뀌면서 진영과 이념이 충돌하는 혼란의 시기였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환란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마음이 피폐해지는 때였지요. 아무리 밝은 생각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했어도 이런 시대적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로지 창작의 마음으로 기록하고자 했던 그 순수한 마음을 여기에 쓰인 작품 그대로 이해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 에세이집에 수록된 글들은 대부분 가족과 고향 친구,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동료들과 이웃들의 사소한 일상을 나름의 눈으로 마음에 담고 재해석한 것들입니다, 또한 이 글들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벗들과 이미 소통했던 것을 수필 형식에 맞게 편집한 것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성원과 격려가 이 책의 밑바탕이 되긴 했지만 그로 인한 편협성과 많은 독자들의 공감 문제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이런 부족함은 혹 다음 출간 기회에 불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볼 생각입니다.

​인터뷰 전문은 https://blog.naver.com/barunbooks7/223159720392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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