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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하라》 김혜련 저자 후기

김혜련 | 2025-10-22 | 조회 421

1. 《그리워하라》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몹시 떨리고 설렙니다. 제가 2000년에 시인으로 등단하여 여러 작품을 쓰고 시집을 네 권 냈지만, 산문집 출간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많이 터덕거렸습니다.

시는 시적 형상화 작업이 많이 들어가지만 이번 산문집은 형상화 작업보다는 인간 김혜련을 더 진솔하게 투영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잠재되어 있어선지 몸도 마음도 조금쯤 아팠습니다.

그 아픔들이 저는 물론이려니와 독자들에게도 카타르시스나 문학적 쾌감을 선물했으면 좋겠습니다.

2. 《그리워하라》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 산문집의 서문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저의 가슴 한편에는 남몰래 감춰놓은 절실한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가슴 설레게 했던 전율 같은 꿈, 그것은 소설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교 국어교사로서의 삶에 전념하다 보니 호흡이 긴 소설쓰기를 가까이할 시간이 없어 호흡이 짧은 시 쓰기를 주로 해왔습니다. 변명 같지만 늘 시간에 쫓기며 허덕허덕 정신없이 살아왔습니다.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살짝 쪼개어 1년에 1편 정도의 산문을 써온 것을 모아 보니 어느새 30편이 넘었습니다. 제 몸에서 태어난 이 소박한 산문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으며 소설을 쓰기 위한 작은 발판으로 삼고자 합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난생처음 만드는 산문집이라 그런지 온몸이 온 정신이 그것에 쏠려 있었습니다. 심지어 잠을 자면서도 꿈속에서조차 교정을 보고 있었습니다.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 탓인지 어떤 일을 하다 보면 그것에 빠져 식음을 전폐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됩니다. 이번 산문집 작업을 하면서도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난생처음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눈꺼풀이 부풀어 오르는 신체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더 심각한 것은 치조골이 녹고 잇몸이 주저앉아 임플란트를 하게 되었다는 끔찍한 사실입니다.

그런 상태로 밤새워 교정을 봤습니다. 원고를 다 외울 정도로 교정을 봤습니다. 몹시 고통스러웠지만 그 고통조차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사실 지난 삼십 년 가까이 바다 쪽으로는 여행을 가보지 않았다. 바닷가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기 싫었던 꽤 아픈 상처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바다로 여행 갈 수 있을 것 같다. 애증의 진짜 이름이 그리움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래된 그리움이 나를 그 섬으로 다시 초대한 것이다. 그리움이 아니었으면 내가 어찌 그 섬에 다시 가 볼 생각이나 했겠는가.”

- <그리워하라> 116:8~13

‘애증의 진짜 이름이 그리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표현이 이 산문집의 키워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예전에 제가 교사로 현직에 있을 때는 늘 쫓기듯이 글을 썼습니다. 퇴직하고는 조바심 내지 말고 글이 내게 오면 그때 자연스럽게 조금은 느리게 글을 쓰자고 제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글이 안 써질 때는 만사 제쳐두고 순천만국가정원으로 달려갑니다. 그곳에 가면 나무, 꽃, 벌과 나비, 새와 동물 등 여러 생명체들이 저를 반기고 위로하고 등을 토닥이며 힘을 북돋아 줍니다. 이른바 충전이 되는 겁니다. 그러고 나면 글이 제게로 수줍게 다가옵니다. 그러면 저는 글을 쓰면 됩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요즘 참 사는 게 힘들죠. 먹고사는 게 팍팍하다 보니 책을 읽는 것도 어쩌면 사치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기 위해서 숨 쉬어야 하고 먹어야 하고 일해야 하고 좀 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책 몇 권은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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