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눈물인 줄 알았다》 박소해 저자 인터뷰
박소해 | 2020-04-17 | 조회 715
1. 《결국엔 눈물인 줄 알았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앞서 시집 내 ‘시인의 말’에도 언급했듯이 이 시집 안에 들어간 시들은 대부분 지난 일 년여 동안 쉼 없이 쓴 결과물입니다. 시집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지난 4월부터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막상 실천으로 옮기는 데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제 이름을 건 첫 시집이기 때문에 정말 세상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시집을 내놓는 시점에서도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더 큰 까닭입니다.
2. 《결국엔 눈물인 줄 알았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를 처음 창작한 것은 고등학교 재학시절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한 번씩 글을 쓰고 싶은 갈증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시를 써서 문예지 등에 보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즉흥적이고 단발적이었죠.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6년의 결혼 생활 동안 세 아이의 엄마로만 살다가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게 되니 급작스럽게 겪게 된 자아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불만족이 시집을 내게 된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우선은 가정주부이다 보니, 세 아이들을 등교시킨 후 집안일을 마치고 그다음에나 시를 쓰곤 했습니다. 아이들이 집으로 되돌아와서 북적거리는 중에 쓰는 경우도 많았고요. 글이나 시를 쓴다고 하면 조용한 서재나, 카페 등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여유롭게 쓸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곤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굉장히 현실적인 환경 속에서 작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색을 한다든지 할 때도 항상 집안일의 연장처럼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혹은 막내를 어린이집 등원시켜주는 길에 문득 떠오르는 시상을 적는 경우 등, 일상생활과 완전히 분리되지 못한 작업환경을 꼽을 수 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제가 쓴 시 중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시가 몇 작품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속성’인데, 어느 날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바람에 나뭇잎끼리 부딪치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시입니다. 나뭇잎들이 하나하나 살아나 서로 부대끼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그래서 탄생된 구절이 “병적인 상처와 그에 따른 시선들 서글픈 손짓 날 선 표정을 들여다보며 부단히 서로를 사고팔고 있었다.”입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억지로 앉아서 쓰려고 하지 않고 휴식시간을 갖습니다. 시라는 게 잘 써보려고 노력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억지로 쥐어짜듯이 쓰기보다는 쓰고 싶을 때, 쓸 만한 것이 있을 때 쓰려고 합니다. 요즘에는 문득문득 떠오르는 감정이나 단어, 문장이 있으면 바로바로 메모를 해놓는 편입니다. 전에는 메모하는 습관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 감정이라든지, 단어가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웬만하면 바로바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시를 쓸 때 적용하기도 하고 적어놓은 그 자체로 시를 완성하기도 합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요즘은 사람들이 시를 잘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집을 구입하는 경우는 더 드물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집을 내면서도 판매 부수에 연연하지 않겠다,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 시집을 읽게 되는 독자분께 미리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거창할 것 없지만, 제가 느낀 감정이 공유되었으면 좋겠다, 시를 읽는 분의 마음에 작은 위로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든일곱 편의 시 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