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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 저자김라은
  • 출간일2026-09-18
  • 분야시 · 소설
  • ISBN979-11-7621-518-3 (43810)
  • 페이지192쪽
  • 판형133 * 195mm
  • 정가13,000원
김라은
이 책의 키워드 #삶과죽음 #삶#죽음#생명

병원 청소부로 일하는 남자, 무진.

그에게 삶은 그저 반복되는 하루일 뿐이었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무진은 자신이 외면해 온 삶의 모습을 조금씩 바라보게 된다.
고통스럽고 초라한 삶일지라도,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아름다울 수 있을까.
『여명』은 그 질문에 대한 한 사람의 조용한 답을 담은 이야기다.

01. 찌꺼기 인생

02. 질긴 숨
03. 남은 것
04. 몸뚱이의 굴레
05. 상의하고도 일률적인 것
06. 무근 생
07. 연명유예 철회
08. 여명

 


삶은 무엇으로 지속되는가.


혐오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 우리는 얼마나 자주 타인의 삶을 쉽게 판단하고, 또 자신의 삶을 가치의 기준 위에 올려놓는가. 『여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소설의 주인공 무진은 병원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하며 삶과 죽음이 가장 가까이 맞닿은 곳을 살아간다. 응급실에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마주하고, 병동에서 남은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도 그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도, 죽음을 앞두고서까지 삶을 붙잡는 이유도 이해하지 못한 채 매일 같은 하루를 반복한다.

그러나 죽음 가까이에 선 사람들의 삶은 무진이 생각했던 것처럼 고통스럽기만 하지 않다. 그들은 고통 속에서도 가족과 웃고, 밥을 먹고, 서로를 기다린다.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이 선명해지는 순간들도 있다. 무진은 그들의 모습을 지나치며 자신이 외면해 온 삶의 모습을 조금씩 마주하게 된다.

『여명』은 삶을 아름답다고 말하기 위해 삶의 어두운 면을 지우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과 상실, 외로움과 죽음을 똑바로 바라본 뒤에야 비로소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상이 아름답기 때문에 삶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은 순간들까지 끌어안은 채 살아가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여명’은 단순히 어둠이 끝나고 찾아오는 빛을 뜻하지 않는다. 어둠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아주 작은 빛을 발견하는 순간,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순간을 뜻한다.

오늘의 세상은 수많은 혐오와 무관심으로 가득하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기보다 쉽게 판단하고, 삶의 가치를 성공과 실패로 나누며, 때로는 자기 자신의 삶조차 그 기준으로 재단한다. 『여명』은 그런 세상에서 오히려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소설이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삶도, 누군가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삶도, 상처와 실패로 얼룩진 삶도 살아갈 가치가 있는가.

『여명』은 말한다.

삶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고.

『여명』은 죽음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삶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한 번 더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빛을 건넨다.

이 혐오가 가득한 세상에서도,
아직 삶에는 아름다움이 남아 있다고.

그리고 지금 자신의 삶이 아무리 초라하게 느껴지더라도, 삶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살아도 됩니다.
살아 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살아도 됩니다.”

어쩌면 여명은 어둠이 끝난 뒤에 오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믿어보기로 한 바로 그 순간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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