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 것인가, 생각당할 것인가?”
AI 관련 서적, 경제 관련 서적이 넘쳐나는 ‘지식 비만’의 우리 도서 시장에서, ‘지식 운동법’을 전달하는 이 책은 유독 특별하고, 유독 소중하다.
지식 비만의 시대다. 배고팠던 인류는 농업, 식품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먹을 것이 넘쳐나서 문제다. 못 먹어서 고민이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비만이 될까 봐 고민이다. 수많은 음식 중 어떤 것을 먹을 것인지, 어떻게 건강하게 먹을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소화할 것인지를 걱정하는 시대라는 거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그리고 AI의 등장으로 지식 비만의 시대가 찾아왔다. 지식과 정보에 목말랐던 인류에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 모델들이 수많은 정보를 달콤하게 떠먹여 준다.
검색이 사색을 대체하고 있다. 특히 지식 비만 시대에 태어난 청소년과 젊은 성인은 사고 능력과 문해력을 잃어가며, 점점 멍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 주변의 정보는 많아졌지만 정보 처리 능력은 되레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게 주어진 경제 교양 서적의 선택지는 그리 넓지 못한 것 같다. 거대한 경제 세계의 단편만을 다룬 서적, 용어 나열식 암기 교재, 만화와 Q&A를 통해 잠깐의 흥미만 유발하고 어느새 책장 한 칸에서 먼지가 쌓이는 서적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특별하다. 이 책은 예쁘고 알록달록한 그림과 만화로 달콤하게 경제 개념을 전달하지 않는다. 대신 텍스트의 맛으로 독자의 멱살을 잡듯 경제적 사고의 한가운데로 곧장 끌고 들어간다. 스포츠 스타의 천문학적 연봉이 왜 합당한지, 우리가 사는 아파트 가격은 어떤 욕망의 논리로 움직이는지 등 청소년이 매일 접하는 일상적 소재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를 경제, 역사, 금융, 정치, 심지어 부동산과 비트코인까지 다양한 분야를 촘촘히 엮어 하나의 매끄러운 맥락으로 재치 있게 연결해 낸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의 구조다. 저자는 독자에게 정답을 섣불리 던져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이 왜 중요한지를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게 만든다. 즉 ‘내가 직접 생각하는 힘’과 ‘문해력’을 복원하는 하나의 정교한 훈련 장치인 셈이다. Personal Thinking이라는 책의 제목은 저자가 세상에 전달하고 싶은 핵심을 관통한다. AI 시대에 멍한 눈으로 ‘지식 고도비만’이 되어가는 스스로를 지켜보고 있는 독자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 즉 이 책이 말하는 경제 근육을 길러주고 싶은 저자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시장에서 어떤 것의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내려가고, 환율이 출렁일 때, 강남 부동산과 비트코인이 뉴스 메인을 장식할 때, 이 책으로 경제 근육을 훈련한 독자는 이 책의 어딘가를 다시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이 설계된 방식이고, 저자가 “여러 번 읽으며 경제 근육을 기르는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다.
그러니 이 책은 청소년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청소년을 위해 사두었다가 대학생 언니, 오빠가 먼저 읽고, 결국에는 부모의 머리맡에 놓여서 읽힐 책이다. 자녀에게 지식을 쌓게 하기보다는 지식을 소화하는 법을 길러주고 싶은 부모에게 이 책의 가치는 엄청나다. 단언컨대, 저자의 요청처럼 이 책을 여러 번 읽으며 ‘경제 PT’를 받은 독자는 경제를 보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