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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은 날
  • 저자한정화
  • 출간일2026-05-26
  • 분야시 · 소설
  • ISBN979-11-7621-238-0(03810)
  • 페이지128쪽
  • 판형128 * 210mm
  • 정가13,000원
한정화
한정화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2002년 『시와 시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어느 세월에 나는 나를 다 살아서』를 펴냈다.
이 책의 키워드 #시집 #삶과죽음#사랑과이별#청춘

한정화의 시는 연륜이 느껴지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젊음이 있다. 그의 시는 기발하면서 낯설지만 친근함이 있다. 또한 역설적 깨달음을 주는 다수의 시는 삶의 고통을 툭툭 털어내고 울다가 웃게 만드는, 읽으면 읽을수록 기대하게 만드는 반전의 매력이 있다.

이번 시집에는 유독 아픈 사람들의 슬픔에 공감하는 시들이 많다. 어설픈 위로가 아닌 정확한 인식을 통해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그의 슬픔의 언어들은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주는 강한 힘이 있다. 얕은 감성보다는 깊은 절박함에서 나오는 진심이 보석처럼 빛난다.

개인, 가족, 이웃, 사회, 국가. 온 지구상이 폭력과 싸움으로 가득 차 있다. 지금도 전쟁 중인 세계 곳곳에 시인의 시적 허용이 통하면 좋겠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일부다. 한정화의 시는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 질문을 던진다.

 

 

-권미란


1

시가 신발을 신고

나는 울고 있을 때

고흐와 고갱 사이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내가 죽은 날

노안

청춘이 뭔데요

슬픔은 언제 끝나나

처의 쓸모

밤바다에 관한 오해

중독

망치와 별빛과 개구리 다 재우고

주소를 물었을 때

어떤 기다림

뒷바라지

아야 씨에게

시적 허용

 

 

2

11월에서 2월까지

별이 빛나는 밤에

꿈길

통각

개구리주의보

금지곡

금지 해제

나는 사랑을 몰라도

초저녁 연가

첫눈

반려

도반이라는 말

꽃들에게 물어봐

풍문 파문

어제를 보내며

123120

 

 

3

그 천사에게는 날개가 없다

별 보며 달 보며

네 발의 인류

개불알풀꽃을 묻겠다

욕만 남지 않도록

아는 슬픔

당신의 목숨을 깔고 앉아

미안해도 미안해야지

잘못 걸린 전화라도

마지막 이사

나이

내일 먹을 찌개를 끓이며

염장

블루베리

열차 안에서

그 풍경의 일부가 되었네

쓸쓸할 예정

별똥별

 

 

4

가려진 나날

나타샤는 내 친구

, , ,

그런 생각

너를 위해

꿈이 꿈이 아니었다면

강도를 잡는 법

쥐뿔

다시 백일홍

시는 시가 쓴다

어느 날의 너에게

4-5 12-7 13-15 5-6 2-13 3-2 7-4

어린 왕자를 기다리며

 

 

세상과 만나는 통로 권미란

 

후기


한정화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2002시와 시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어느 세월에 나는 나를 다 살아서를 펴냈다.


세상은 사건 사고의 연속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일은 죽음을 지켜보는 일이다. 시인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화두는 죽음이다.

죽음은 누구나 겪어야 할 일이다. ‘죽음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이다. 그러므로 죽는 자는 잘 죽어야 하고, 산 자는 잘 보내줘야 한다.

산업재해, 자연재해, 대형 참사,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불의의 사고들을 마주한다. 더 이상 똑같은 희생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잠들고 잠 깨기까지

(중략)

내 목숨을 쥔 너무 많은 당신

 

목숨의 회로가 엉성하여 삐끗하여

매일 당신의 목숨 하나씩 가져간다

둘씩 셋씩 무더기로 가져간다

(중략)

언제까지 당신의 목숨을 깔고 앉아

모르는 척 나는 아닌 척

 

- 당신의 목숨을 깔고 앉아부분

 

우리 사회는 수많은 당신의 희생으로 지탱하고 있다. 화자는 수없이 많은 당신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런 마음이라면 더 이상 허망한 죽음은 없을 것이다.

시인은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사는 존재다. 다음 시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인간을 위한 경건한 기도문과 같다.

 

종일 종을 닦아요

최저시급 간신히 만 원 넘었지만 주지를 않아요

친구가 울어요 그 눈물 맨손에 묻혀 닦아요

(중략)

죽도록 닦아도 죽도록 울려도

듣지 않는다면 바뀌지 않는다면

종소리도 지쳐 기어이 멈춘다면

그럴 밖에요 내가 떨며 종 속으로 들어가

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되어서 나올 밖에요

비로소 당신, 당신,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도

나는 이제 내 친구도 이제 없어요 아니

멀리 멀리 울리고 퍼지는 종소리 그 속에 있어요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부분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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