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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월에 나는 나를 다 살아서
  • 저자한정화
  • 출간일2024-12-11
  • 분야시 · 소설
  • ISBN979-11-7263-861-0(03810)
  • 페이지136쪽
  • 판형128 * 210mm
  • 정가10,000원
한정화
한정화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2002년 『시와 시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어느 세월에 나는 나를 다 살아서』를 펴냈다.
이 책의 키워드 #세월 #인생#삶#옛날이야기

“깊고 어둡고 오래된 상처와 고통의 기록들”

“담담하여 서늘하다가 당당하여 후련하다가 끝내 따뜻하기를 저버리지 않는 시선”

한정화 시인의 시집 《어느 세월에 나는 나를 다 살아서》는 ‘끝나지 않은 옛날이야기’이다. 태어나는 일도, 태어나 살아내는 일도, 사랑하기도 이별하기도 만만치 않은 시절이기에.
‘속 까만 어미 흰 살’에서 태어나 ‘할아비가 내려놓은 도끼 / 아비가 집어 드는 걸’ 보았고 ‘어미 몸에 바다’가 드는 걸 보았다. ‘초록색 아무리 칠해도 본색을 드러내던 / 양철대문 열었을 때 / 당장 비우라고 방바닥 / 함부로 밟던 집주인 흙 묻은 신발 / 끝내 못 벗기고’ 쫓겨났다.
삶이 혹 누군가에게 형벌이라 느껴진다면 그야말로 ‘종신형’이 아닌가. 아득한 일이다. ‘어느 세월에 나는 나를 다 살아서 / 나를 선처할’ 것인가, ‘나를 사면할’ 것인가. 아득하고 아득하지만 ‘나의 눈과 귀와 마음이 곧 / 단단한 벽이고 창살’인 그곳에서 벗어나기를, 꺾이지 않고 부서지지 않는 저마다의 ‘햇살과 바람과 새들의 소리’로 온전히 살아내기를 담담히 건네는 시인의 목소리가 닿기 바란다.

1부


별 생각
어느 봄날
꽃 지던 날
유통기한
태풍주의보
처용전상서
불혹
잘 죽었더라면
고래 때문에
건망증 하느님 2
햇빛이 남아있는 저녁
반반
반성문
오늘 밤 술래
종신형
목련꽃 그늘 아래서

2부

새 1
새 2
집이 남은 집
지금은 생리 중
봄날은 간다
목련꽃 피는 밤
사월에는
올여름 매미
왼손으로 쓰는 편지
복어
안개
지느러미의 꿈
삼월에 내리는 눈
우리집 강아지
새는

3부

꿈꾸지 않은 꿈
내 오래된 기타
강천사 가는 동안
금 밟으면 죽기
건망증 하느님 3
봉숭아
생각
함박눈
깨끗하다는 말
본의 아니게
봄밤
메리를 찾습니다
천하태평 골목
노을이 지는 시간
건전지를 들고
요새 내 마음이 수상하다
내 집에 살던 벤자민

4부

참 푸른 바다
끝나지 않은 옛날이야기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을 때
이력서를 쓰다가
그 바다에 노을이 지다
하룻밤 대천
어머니의 십팔 번
장마
빨래집게
누구, 사월이 눈에 가득한 저 소녀를 도와줘
백일홍
우리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아버지의 어항

어느 날, 내게로 와준 시인
후기

한정화


전북 전주 출생
2002년 《시와시학》 등단

◆ 책 속으로


나도 잘 모르는 여자가
나인 것처럼 내 집에 사는 동안
나는 벽장에 틀어박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중략)
무척 아무 일 없었던 날
나도 잘 모르는 그 여자가
불붙은 몸으로 내 벽장에 뛰어들지만 않았더라면
그 그림은 완성될 뻔했다, 나는 그때
붉은 날개의 마지막 깃털을 색칠하기 위해 나를 쥐어짜고 있었다
- 〈새 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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