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걷는 사람들》 구름 저자 후기
박란 | 2026-09-22 | 조회 63
1. 《거꾸로 걷는 사람들》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온다는 것은 언제나 벅찬 일입니다. 특히 이번 이야기는 저에게 오래 품고 있던 물음이었고, 그 물음을 《거꾸로 걷는 사람들》소설의 형태로 꺼내놓기까지 여러 사람의 시간과 마음을 빌렸습니다. 이야기를 나눠주신 분들, 함께 원고를 다듬어주신 편집자님, 그리고 첫 독자가 되어주신 분들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이야기가 제 손을 떠나 독자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조금 두렵기도 하고 또 설레기도 합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는 자기 이야기처럼 읽히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동안 자기가 보지 못했던 다른 결의 삶을 만나는 자리가 되기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2. 《거꾸로 걷는 사람들》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느 날 한 지인이 자기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오래전 아이를 홀로 낳아 키우신 이야기였죠.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오래도록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왜 그분의 삶이 오랫동안 ‘숨겨야 할 이야기’로 남아 있었을까. 왜 우리 사회는 어떤 삶의 방식은 인정하고 어떤 삶의 방식은 뒤집혀 있다고 여겼을까.
그 물음이 이 소설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비슷한 결의 삶을 살아온 여러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야기가 조금씩 확장되었어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직도 우리는 나와 다른 결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것과 그 편견은 그들을 아프게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저는 자꾸 되묻게 되었습니다. 정말 그들이 거꾸로 걷고 있는 것인가. 어쩌면 그들을 뒤집혀 보이게 하는 우리의 시선이 문제는 아닌가. 이 물음을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독자에게도 조용히 건네고 싶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가장 어려웠던 것은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짜고 그 관계에 아픈 과거를 얽어놓는 일이었습니다. 아픈 대사를 쓸 때면 감정이 옮겨와 한동안 글을 이어가지 못한 적도 여러 번이었어요.
반면 가장 뜻깊었던 순간은 이야기를 나눠주신 분들과 마주 앉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래 마음에 담아두셨던 이야기를 처음으로 꺼내주시는 분들이 계셨고, 어떤 분은 말씀하시다가 오래 침묵하시기도 하셨죠. 그 침묵의 무게가 저에게는 어떤 말보다도 큰 이야기였습니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저는 그분들의 시간을 함께 걷고 있었어요. 그것이 힘든 일이면서 동시에 이 작업의 가장 소중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