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놓치지 않기를’. 기성의 세대가 겪은 평범한 삶의 족적들이 오늘날의 삶과 이어져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의 기록들. 여기 중학생인 우리들과 기성세대의 공감의 시간이 펼쳐집니다.
우리는 늘 마주하는 부모님의 모습에만 갇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득할 것 같았던 부모님, 선생님의 지난날들에게 가만히 손 내밀고 귀 기울여 보는 시간을 통해, 우리의 삶에 따스하고 소중하게 품을 수 있는 시간들이 이토록 가득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앞날도 그렇게 따스하고 소중한 시간들이 가득하리라는 믿음에 좀 더 가까이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책에 들어가며
행복이 깃든 시간들아, 고마워
제주의 동백 마당에는 소녀가 산다
바위의 마을에서 태어난 돌멩이
너만 한 아이가 그곳에 사랑으로 있었어
“우리, 힘들겠지만 열심히 살아볼래?” 그 날의 프러포즈
친구들은 나를 친구라고 해
‘음가동 물개’의 자랑스러운 농사 이야기
백마 탄 왕자님이 아니었어도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나면 늘 기다려 주신
분홍 소시지
너희들은 나의 선택
나는 이제, 또 시작입니다
다시 기대게 될 아버지의 등
책에서 나오며
충북 영동 영신중학교의 학생·학부모·교사 연합 인문동아리인 ‘북돋움’은 일 년간 학생들을 중심으로 도서 출판을 기획하고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공동의 퇴고와 편집 작업 끝에 모두 함께 펼칠 수 있는 ‘삶의 정직한 이야기’에 도착하였다.
누군가의 지나온 시간이 소중했던 것임을 확인하였기에, 우리들은 자신들에게 펼쳐질 삶 또한 소중하리라는 믿음을 얻게 되었다. 그 믿음이 바로 ‘삶이 또 다른 삶과 주고받는 따스함’의 힘이 아닐까.
시골 작은 중학교의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북돋움’의 삶을 경험하다.
충북 영동의 영신중학교에는 학생·학부모·교사 연합 인문동아리인 ‘북돋움’이 있다. 이들은 지난 일 년간 활동으로 소중한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저마다 부모님과의 오랜 시간 인터뷰를 진행한 끝에 그 결과로 얻어진 이 책은, 투박하고 소박한 걸음일지라도 ‘공감’과 함께하는 이야기들은 사람의 온도를 나누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진실을 확인시켜 준다. 학생들은 책 출판을 기획한 후 엄마, 아빠의 지난날들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기로 정하고 짬을 내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 기록을 남기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북돋아 주는’ 일이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를 알게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북돋는’ 일은 서로에게 귀 기울이는 일이 처음이고 끝이라는 사실 말이다.
거대하거나 화려한 역사의 이야기들이 주류이고, 기록이란 것도 거창한 사상과 사건에만 주어지는 것 같은 시류 속에서 잊고 살기를 강요당하다시피 무시에 가깝게 버려졌던 우리들의 지난날들.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의 흐름 또한 무언가 자신의 왜소한 생활과는 멀리 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지며 위로를 받지 못하던 시간들.
그러나 이들이 남기는 이 족적은 분명히 말한다. 역사와 기록의 주인공은 사건과 이야기의 크기에 상관없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그 시간을 쪼개고 나누었던 작은 빛들의 명멸이라는 것 말이다. 그리고 그 작은 빛들이 돌아보면 지금의 나와 무수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이 책을 펼치며 만나는 이야기들이 흐뭇함과 따스함을 넘어서 우리에게 남겨 주는 신호는 그래서 분명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대의 지난날이 그랬듯, 지금 그대들의 시간 속에 펼쳐지는 사건 하나하나가 또다시 소중합니다.’